personal journal

coming out 이후...

성실한번역가 2009. 3. 14. 17:15

가족 친지들에게 임신 사실을 공표하면서 곰곰이 반응을 살펴 보니 반응이 확연히 갈린다. 일단 자녀가 있는 사람들은 열광적으로 반긴다. 열렬히 축하 인사를 하고 마치 무슨 자기 일이라도 되는 양 이것저것 충고해 주는 것도 많다. 그에 반해 자녀가 없는 사람들, 그 중에서도 미혼들은 그냥 신기한 일 정도로 받아들인다. 축하 인사는 전하지만 아주 열심은 아니다.

 

마치 자녀가 있는 사람들의 세상과 없는 사람들의 세상이 구분되어 있어서, 자녀 있는 사람들이 new-comer에게 'Welcome to our world!'를 외치는 것 같다. 아아, 물론 나도 임신하기 전에 그런 생각을 했었다. 각각 두 세상에 속해 있는 사람들이 행동거지도 사고방식도 많이 다르다고 말이다. 그리하여 나도 아이를 갖게 되면 저 쪽 너머 세상의 사람들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게 될까 사뭇 궁금하기도 했었다.

 

흠... 그런 양분법이 존재한다면, 나는 아직도 새로운 세상으로 넘어가지는 않은 듯 하다. 이게 다만 시간문제일지, 아니면 앞으로도 그냥 이러고 살아가게 될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아무튼 확실한 건, 아직도 모든 게 어렴풋하고 별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무언가 실체를 접하게 되면 좀 달라지려나.

 

하여튼 간에, 이제 6주차다. 갈 길이 멀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