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 diary

얘는 도대체...

성실한번역가 2011. 10. 31. 11:03

주말에 항상 집에만 있어 아들놈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해서, 이번 주에는 할 일을 미리미리 해 놓고 일요일에 장난감 가게에 갔다. 낮잠 잘 시간이라 비몽사몽하면서도 장난감 가게에 들어서니 함박웃음을 지으며 뛰노는 것이 영락없는 아기다. 아... 집에서 멀지도 않으니 가끔 데리고 가 줘야겠다.

 

어제 간 목적은 아들놈 두 돌 생일선물로 사 주기로 한 키보드를 탐색해 보려는 것이었다. 음악에 지대한 관심과 애정을 쏟는 아들놈을 위해 피아노 전단계로 쓸 만한 건반을 사 주고 싶어 알아보던 중이었다. 장난감 피아노는 너무 장난감 같아서 마음에 안 들고, 그렇다고 비싼 키보드를 사기도 그렇고 해서 발품을 팔고 있었는데, 마침 매장에 행사 가격으로 나온 키보드가 있어 날름 집어 왔다. 생일은 아직 2주나 남았지만 다행히 아들놈은 생일이 뭔지 오늘이 어제인지 그런 건 아직 모른다. 그래서 어제 집에 와 마루바닥에 한보따리 풀어 놓았다.

 

그랬더니 아들놈의 반응은.....

 

 

 

아.... 이거 뭐냐..... 얘는 도대체 이런 걸 어디서 배워 왔단 말인가. 남편은 나에게서 유전된 것이 아니냐는데, 물론 내가 피아노를 치긴 하지만 집에 피아노도 없으니 내가 치는 걸 봤을 리가 없다. (게다가 굳이 말하자면 나는 절제된 자세로 연주하는 편이다) 그럼 어린이집 밖에 배워 올 데가 없다는 건데, 도대체 어린이집에서 누가 저렇게 건반을 친단 말인가???

 

혹시 어린이집 음악 시간에 스티비 원더 뮤직비디오를 교재로 쓰고 있는 건가?

 

키우면 키울 수록 아이 키우기는 참 어메이징하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