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sonal journal
무사 쾌유
성실한번역가
2011. 11. 16. 13:57
아침에 병원에서 열이 없으면 이제 더 오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듣고, 아들놈은 어린이집으로 직행했다. 집에 돌아와 청소하고 설겆이하고 작은 빨래를 한 후 책상 앞에 앉아서 오늘까지 제출 마감인 '성실한 정원사'를 좀 손 봐 주는 중인데... 어쩐지 살짝 심심하다는 느낌이 든다. 아, 아들놈의 존재감이란...
아들놈은 아침에 서둘러 병원 갈 채비를 할 때부터 이미 룰루랄라였다. 원장님이 병원 앞까지 차를 가지고 데리러 와 주셨는데, 약국 문 너머로 원장님을 발견한 순간 이 놈은 엄마는 안중에도 없이 잽싸게 달려 나가 버렸다. 약을 챙겨서 밖에 나가 보니 이미 원장님 차에 떡 하니 올라 타 안전벨트까지 맨 상황. 내가 잘 다녀 오라고 인사를 해도, 행여나 엄마랑 눈이 마주치면 다시 내려서 집에 가야 하는 줄 아는 건지 시침 떼고 모른 척 외면하고 앉아 있다. 에이구, 내가 그 심정 이해한다. 그 놀기 좋아하는 놈이 몇 날 며칠을 집에만 갇혀 있었으니.... 그래도 아직 완전히 다 나은 것은 아니라 세 시에 데려다 주십사고 부탁을 드렸고, 이제 한 시간 남았다.
아무튼 덕분에 일상으로 무사 귀환을 했다. 그리고 내일은 아들놈의 두 번째 생일이다. 이 놈을 낳은지 겨우 2년 밖에 안 됐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아, 아들놈의 이 묵직한 존재감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