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sonal journal

일하는 중에....

성실한번역가 2012. 1. 17. 14:53

예전 회사 다닐 때 테스트 엔지니어 일을 하다가 회사를 옮기면서 직종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바꿨다. 십수 킬로그램씩 나가는 장비들을 관리하면서 꽤나 하드하게 몸을 쓰는 일을 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한 자리에 가만히 앉아서 컴퓨터만 들여다 보니 처음에는 좀이 쑤실 지경이었지만, 프로그램 만드는 일은 음악을 들으면서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곧 마음에 쏙 들게 되었다. 생각해 보면 회사 다니던 시절에 음악도 엄청 많이 듣고 책도 엄청 많이 읽었다(책은 주로 출퇴근 할 때와 비행기 안에서 많이 읽었다).

 

요즘 집에서 번역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아침에 애 어린이집에 보내고 밥 먹고 집정리를 대충 한 다음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일을 한다. 기본적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할 수 있는 일이 내 적성에 맞는 것 같다. 요즘은 그리그의 현악 소품집하고 백건우가 연주한 브람스를 주로 듣는데, 아, 그리그가 이렇게 좋을 수가... 겨울이라서 그런 건가. 얼마 전 라디오에서 듣고 꽂혀서 내가 사랑해 마지 않는 낙소스 레이블로 한 장 구매했는데, 마르고 닳도록 듣고 있다. 한동안 CD를 많이 안 샀는데 요즘 또 슬금슬금 CD 지름신이 강림하시는 것 같다. 이제 또다시 음악 듣는 생활이다. 하하하.

 

가끔 번역을 하다가 지루하거나 다른 일로 머리를 식힐 필요가 있을 때 이렇게 글을 쓰며 쉬는 것도 이 쪽 일이 내 적성에 대단히 잘 맞는다는 반증 아닐런지. 박지성이 쉴 때에도 축구 오락을 하는 것과 비슷한 양상이라 할 수 있겠다. 암튼 아직까지는 만족스럽다.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