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sonal journal
책이 봇물처럼 쏟아져 들어왔다.
성실한번역가
2012. 9. 18. 17:19
책을 읽는 게 직업이 되었지만, 그래도 나는 여전히 일하다 쉬거나 놀 때에도 책을 읽는 사람이다. 그러나 불과 하루만에, 읽어야 할 책이 이렇게 쏟아져 들어오면 좀 허걱, 하는 기분이 든다.
오늘 책 계약을 하면서 번역할 책과 작가의 다른 책을 참고도서 격으로 받아왔다. 이 작가는 뭔 글빨이 그리 좋은지, 책 한 권 냈다 하면 다 '목침' 수준이다(이것은 출판사의 표현이다.). 번역할 책이 원서 800 페이지 가량, '소년시대'도 1, 2권으로 만만찮은 분량이다. 한 가지 다행인 건 서문을 읽어 보니 내 맘에 딱 드는 스타일의 작가라는 점. 기대가 된다.
'안 그러면 아비규환'은 살까 말까 한동안 망설이다가, 작가들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안 살 수 없겠다 하고 샀는데, 오늘 도착해서 뜯어 보니 허걱, 이 책도 두께가 거의 성경 수준이다. 그래도 다행인 건 단편집이라 시간날 때마다 한 편씩 읽으면 좋겠다 싶다.
사진에는 안 찍혔지만, 동서추리문고의 '독 초콜릿 사건'도 같이 사서 오늘 도착했다. 이 책은 순전히 맨 뒤에 P.G. 우드하우스의 단편이 실려 있어서 산 것. 내가 아는 바로는 우드하우스의 작품이 우리나라에서 책으로 나온 건 이 책이 유일하다. 그러니 안 읽을 수 없지.
이걸 10월 4일까지 다 읽을 수 있단 말인가. 모든 일을 작파하고 놀기만 해도 불가능할 거 같은데. 그래도 마음 한 구석이 흐뭇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