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 diary

장기하와 얼굴들

성실한번역가 2009. 1. 7. 20:43

흠... 장기하에 대해 처음 들은 건, 시험 끝나고 학원 사람들과 뒤풀이할 때였다. 뜻밖에도 그 사람이 선생님 강의를 들었던 적이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통대 실전반에서!!! 공부를 꽤 잘 해서 선생님이 보시기에 가능성이 있어 보여 그 해 시험을 봐 보라고 권하셨다는데, 결국 시험은 보지 않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인터넷에 등장을 하더라나... 나는 전혀 모른다고 했더니, 같이 공부한 친구들이 '싸구려 커피'는 꼭 한 번 찾아서 들어 보라고, 무척 희한한 노래인데 꽤 중독성이 강하다고 했다. 그러나 그런 거 찾아 보기엔 너무 게으른 성격인지라, 그 이름만 기억해 둔 채 어영부영 지나갔다.

 

그래서 '음악여행 라라라'에 출연했다고 했을 때 굳이 한 번 챙겨 봤다. 오옷, 그런데 정말 그 '싸구려 커피', 꽤 독특하다. 지금까지 들어본 적 없었던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 냈다는 것만은 확실한 듯. 앞으로 어떤 아티스트가 될 지 지금으로서는 판단하기 어렵지만, 아무튼 참신하고 독창적인 것만은 인정한다.

 

처음 노래를 듣는 순간 그 정서가 어쩐지 한대수의 그것과 선이 닿아 있는 듯 느꼈다. 한대수가 백수의 정서를 노래했던 시절도 나름대로 암울한 시대였는데, 장기하의 '싸구려 커피'에 젊은이들이 열광한다는 건 그만큼 지금 이 시절도 암울하다는 걸 반영하는 게 아닐까나. 그 암울함을 능청스러운 유머감각으로 녹여낸 것이 나는 꽤 마음에 든다.

 

그런데 장기하는 어떤 생각으로 통대 입시 공부를 했던 것일까? 선생님 말씀이 언어에 대한 재능과 음악에 대한 재능은 상호 연관성이 있다고 하시던데, '싸구려 커피'의 랩 부분을 보면 이 사람은 확실히 언어와 음악에 대해서는 다른 이들보다 탁월한 감각이 있는 것 같다. 그 재능을 뮤지션이 되는 데에 써먹고 있다니, 그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 아무튼 요즘 같은 시절에 쉽지 않은 결심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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