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러리 퀸은 지난 달에 마감했고, 오늘 전자부품 백과사전을 마감했다. 이제 공식적으로 백수다. (아, 물론 곧 원문대조가 시작되긴 한다. 아들놈 방학 끝나면.)
전자부품은, 나름 사명감을 가지고 하고 싶었는데 여러 모로 제약이 많아서.... 일단 원고료가 너무 저렴한 데 반해 품이 많이 드는 일이었고, 결정적으로 엘러리 퀸과 병행 작업을 하느라. 많이 아쉽다. 처음 취지대로 싼 값에 슬슬 여유롭게 작업했으면 좋았을 것을. 그러나 또 막상 일을 해 보면 '여유롭게 작업'한다고 해서 동동거리며 일할 때보다 더 나은 품질의 원고가 나온다고는 보기 어렵다.
이 책을 작업하면서 느낀 점은, 영어로 된 기술 서적은 영어를 어느 정도 아는 사람이라면 무슨 말인지 대충 내용 파악이 되는데, 우리말 기술 서적은 우리말을 아무리 잘 해도 도대체 알아먹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즉 영어 책은 영어로 쓰여 있지만 우리말 기술 서적은 국적불명의 정체를 알 수 없는 언어로 쓰여져 있다는 거다. 번역을 위해 참고를 하려 해도 도무지 참고를 할 수가 없었다. 결국 용어 참고를 포기하고 영어를 그대로 우리말로 옮기는 작업으로 일관했다. 백과사전의 항목 중에서 학교 다닐 때 배웠던 것들은 내 능력의 한도 내에서 어찌어찌 해결할 수 있었으나, 잘 모르는 것들, 예를 들어 모터 같은 부분에서는 감수자의 손을 빌 수밖에 없다. 감수자와 편집자가 나의 취지를 이해해 준다면 내가 바라는 대로 일반인도 쉽게 읽을 수 있는 기술서적이 만들어지겠지. 어찌 될 지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아무튼 무사히 끝내 다행이다. 당분간은 못 읽었던 책이나 읽으며 지내야겠다..... 고 생각했으나 다음 주가 아들놈 방학. 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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