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edia.daum.net/society/all/newsview?newsid=20160121101609974
요즘 애들이 정말 불쌍한가? 골목에서 흙 파고 땅따먹기 하면서 노는 게 아니라, 실내에서 장난감 가지고 놀고 게임기나 붙들고 있어서 불쌍한가? 정말 그런가?
그럴 리는 없겠지만 만일 지금 아이들이 커서 어른이 되고, 그 아이들의 아이들이 우리 옛날처럼 골목에서 놀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면 어떨까? '아 우리 때는 재미난 키즈카페도 있었고 신기한 게임도 하면서 놀았는데 요즘 애들은 그런 것도 없어 참 불쌍하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냥 옛날의 내 모습과 다르다고 해서 지금 애들이 불쌍한 걸까?
아들놈을 키우면서 든 생각이었다. 우리 아들놈은 전혀 불쌍하지 않다. 아들놈이 집에 와서 친구들과 뭐 하고 놀았는지 얘기해주는 걸 들어보면 아들놈의 친구들도 별로 불쌍하지 않다. 지금 아이들을 불쌍하다고 여기는 건, 우리 때와 다른 환경에서 성장하는 지금 아이들의 문화를 인정하지 않는 어른들의 향수에 불과한 거다. 요즘 애들도 주어진 환경에서 나름대로... 재미있게 잘 논다. 밖에 풀어놓으면 친구들과 무턱대고 뛰면서 놀고, 집에 들어오면 엄마 아빠랑 놀고, 엄마 아빠가 힘들어서 못 놀아주면 장난감 갖고 혼자 논다.
지금 아이들이 불쌍하다면 그 이유는 현재의 놀이문화 때문이 아니라 아예 애가 노는 꼴을 두고 보지 못하는 어른들 때문이다. 애는 그냥 놀게만 놔두면 이렇게든 저렇게든 잘 논다. 그런데 정작 우리 어른들은 겉으로는 불쌍해하는 척하면서 이 척박한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어쩔 수 없다며 학원 뺑뻉이 돌리고 억지로 책을 손에 쥐어준다. 그러면서 '우리 어릴 때는 어쩌고.... ' 하는 거, 너무 꼰대짓 아닌가?
그렇게 애들이 불쌍하면 좀 놀게 놔둬라. 꼭 밖에서 흙 파고 딱지치기 하고 해야만 노는 게 아니다. 애들은 그냥 내버려두면 밖에서건 안에서건 그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재미있게 잘 논다. 애들을 못 놀게 하는 어른이 문제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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